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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역사 관련/북유럽 신화

로키와 불멸의 사과

by 은색꿀벌 2021.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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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에서의 로키는 거의 모든 사건에 등장하고 또 문제를 일으킨다. 이번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로키가 관련된 사건이다. 아스가르드의 신들을 늙지 않게 해주는 불멸의 사과에 관한 이야기이다. 

 

 로키와 독수리

토르와 로키, 헤니르 이 세명의 신이 요툰헤임의 산악지대를 탐험했을 때 일어난 일이다. 그들은 먹을 것을 찾기 힘들어 오랫동안 굶주린 상태였다. 그러다 초목이 우거지고 소들이 있는 곳을 보고 기뻐하며 소를 잡아 구워 먹으려고 하였다. 구덩이를 파고 불을 피워서 그 안에 소를 집어넣었다. 하지만 구덩이를 열었을 때 고기는 하나도 익지 않고 날 것 그대로였다. 몇 번을 해봤지만 고기는 전혀 익지 않았다. 그들은 그것을 보고 비웃는 엄청 큰 독수리 한 마리를 보았다. 독수리는 불에 마법이 걸려 있어서 그렇다며 자신에게 고기를 나눠준다면 불이 힘을 되찾는 걸 도와준다고 하였다. 로키는 고기 나눠주는 것을 약속하였고 독수리는 날개를 펄럭이며 구덩이 속의 불이 타오르도록 하였다. 고기를 다시 넣고 다들 익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구덩이를 열었을 때 부드럽게 잘 익은 고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독수리가 날아들어 발톱으로 뒷다리살 두 덩어리와 어깨살을 낚아채가더니 마구 뜯어먹기 시작했다. 로키는 분노해 창을 힘껏 던졌고 독수리는 고기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독수리는 창이 꽂힌 채로 날아갔고 로키는 그 창에 붙들린 채 끌려가게 되었다. 로키는 창에 양손이 달라붙어 떼어낼 수가 없었다. 한참을 창에 매달려 여기저기에 부딪혔고 로키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제발 멈춰달라며 뭐든지 하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독수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은 이둔과 그녀가 가진 불멸의 사과를 원한다고 하였다. -시의 신 브라 기와 결혼한 이둔은 물푸레나무로 만든 상자를 지니고 다녔는데 그 안에는 황금 사과가 들어있었고 그것이 노화를 막아주는 불멸의 사과였다.- 로키는 사과를 가져다준다며 내려달라고 애원하였다. 그리고 독수리는 떠나고 로키는 식욕을 잃고 한참을 고민했다. 그 이후로 세 명의 신의 탐험은 별다른 일 없이 끝나고 아스가르드로 돌아갔다.

 

 이둔의 납치

로키는 노화가 시작된 사람이 없는지 찾아다니는 이둔에게 자신이 노화가 시작된 것 같다고 하였다. 이둔은 의심쩍어하면서도 사과 하나를 건넸고 로키는 사과를 먹은 뒤, 이것보다 맛있는 사과가 있다고 하였다. 이둔은 말도 안 된다며 이런 반응은 처음이라고 화를 냈다. 로키는 자신이 본 사과나무에서는 훨씬 맛있고 예쁘고 향기도 좋은 사과가 열린다고 하였다. 이둔은 고민하는 표정으로 사과나무의 위치를 물었고 로키는 자신이 데려다줄 수 있다고 하며 길을 안내했다. 로키는 숲 속의 어떤 언덕으로 데려갔고 그 언덕에는 사과나무는 없었다. 이둔은 사과나무는 없고 소나무만 있다며 위를 쳐다봤고 거기에는 엄청 큰 독수리가 앉아있었다. 독수리는 소나무 위에서 내려오며 자신은 거인 티 아치라며 아름다운 이둔은 이제 자신의 소유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더 이상 아스가르드의 신들은 영원한 젊음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둔과 사과 상자는 그렇게 독수리에게 잡혀 멀리 사라져 버렸다. 

 

 티아치의 죽음

아스가르드의 신들은 이둔을 찾지 못해 다들 노화가 진행되었다. 로키를 잡아다 심문하는 토르도 턱수염이 하얗게 세고 나이 들어 보였다. 오딘은 로키에게 자신들이 늙었어도 적을 고문하고 죽이는 것은 문제없다며 협박하였다. 로키는 자신이 혹시 이둔과 그녀의 사과를 다시 아스가르드에 데려온다면 용서해줄 수 있냐고 물었고 오딘은 그것만이 목숨을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하였다. 로키는 프레이야의 망토가 필요하다고 하였고 프레이야는 망토를 건네며 도망가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말라는 말을 덧붙였다. 토르도 옆에서 자신이 늙긴 했지만 아직도 강하다고 어필하였다. 로키는 그 힘으로 나무를 잔뜩 베어 톱밥을 만들어 성벽에 쌓아두라고 하며 매로 변신해 서리 거인들의 땅으로 날아갔다. 

 매의 모습으로 변신한 로키는 티아치의 요새 지붕 위에 앉아서 티 아치가 나가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티 아치가 고래보다 더 큰 배를 띄워 노를 저어 바다로 나가는 것을 보고 요새 주변을 날아다니며 이둔을 찾았다. 이둔이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을 본 로키는 창문에 앉아 이둔에게 자신이 구하러 왔다고 하였다. 로키는 이둔에게 눈을 감으라고 하였고 그녀는 로키를 보고 화를 내면서도 눈을 감았다. 이둔이 눈을 감자, 로키는 헤이즐넛으로 변신시킨 뒤 발톱으로 헤이즐넛을 감싸고 아스가르드로 돌아갔다. 티 아치는 낚시에서 돌아와 이둔에게 갔으나 그녀는 보이지 않고 매의 깃털이 떨어져 있었다. 그 순간 로키가 온 것을 알고 거대한 독수리로 변신해 로키를 쫓기 시작했다. 독수리는 빠르게 날았고 아스가르드 성벽에 다다른 매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신들은 독수리의 울음소리를 듣고 성벽 위로 올라갔고 토르와 프레이야는 매로 변신한 로키가 성벽을 넘자마자 미리 준비해 둔 톱밥에 불을 붙였다. 불은 성벽보다 더 높이 타올랐고 독수리로 변신한 티 아치는 속도를 이기지 못해 불길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겨우 불 안에서 나온 티 아치는 거인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도 전에 상처를 많이 입었고, 거인으로 모습을 바꾸는 사이 토르의 묠니르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이둔은 기뻐하며 남편과 재회했고, 신들은 불멸의 사과를 먹고 젊음을 찾을 수 있었다. 로키는 드디어 끝이 났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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