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3대 왕인 대무신왕은 유리왕의 셋째 아들이다. 이름은 무휼이고 어렸을 때부터 총명하고 지혜로웠다.
유리왕의 셋째 아들 무휼
유리왕에게는 6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첫째와 둘째가 모두 일찍 죽고 무휼의 나이 11세에 태자로 삼는다. 무휼은 태자에 오르자마자 군사와 국정의 일을 맡는다. 그만큼 능력이 있었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무휼의 어린 시절은 생각보다 순탄치 않았을 것이다. 유리왕은 첫째 도절이 요절하고 둘째 해명을 태자로 삼았다. 하지만 해명마저 황룡 국왕이 선물한 활을 부러뜨린 일로 자살하였다. 그리고 유리왕이 아끼던 여진 왕자도 요절하고 만다. 여진 왕자가 죽은 것은 무휼이 태자로 오른 후이긴 하지만 태자인 무휼보다 여진 왕자를 더 아낀 듯한 유리왕의 모습으로 보아 무휼은 유리왕 살아생전에는 고생깨나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할아버지의 복수
대무신왕은 서기 20년 3월에 동명왕의 사당을 지었다. 9월에는 신마 거루를 얻는다. 그리고 10월에 자신의 할아버지인 주몽의 원수, 부여왕 대소가 선전포고를 한다. 대소왕은 사신을 통해 몸은 둘인데 머리는 하나인 붉은 까마귀를 보내며 "까마귀는 검은 법인데, 이제 빛이 변하여 붉게 되었다. 게다가 머리는 하나인데 몸은 둘이니, 이는 두 나라가 병합될 징조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대놓고 선전포고를 한 대소왕의 사신에게 대무신왕은 이렇게 전했다. "검은색은 북방의 색깔인데 이제 변하여 남방의 색이 되었다. 또한 붉은 까마귀는 상서로운 것인데 그대가 이것을 얻었으나 가지지 못하고 나에게 보냈으니, 우리 두 나라의 존망을 아직 알 수 없겠구나." 이 말을 들은 대소왕은 놀라며 후회하였다.
서기 21년 12월에 대무신왕은 군대를 이끌고 부여를 정벌하러 떠난다. 부여로 가던 중에 대무신왕은 저절로 뜨거워 지는 솥과 금으로 만든 옥새와 무기 등을 얻는다. 그리고 북명 사람인 괴유와 적곡 사람 마로를 합류시킨다. 당시에 대소왕의 부여가 얼마나 민심을 잃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기 22년 2월, 대무신왕은 진흙수렁을 이용해서 대소왕을 죽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부여의 군대는 왕을 잃었음에도 항복하지 않고 고구려군을 포위한다. 이때 대무신왕은 하늘에 도움을 청했고, 갑자기 짙은 안개가 7일 동안이나 끼어 한 치 앞을 보기에도 힘들어졌다. 대무신왕은 풀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무장을 시켜 군영 안팎에 세워놓아 병사로 위장해놓고 탈출을 한다. 돌아오는 길에 먹을 것이 없어 병사들이 배고파 일어나지 못하자 들짐승을 잡아 먹이기도 하였다.
대무신왕은 본국으로 돌아와서 말한다. "내가 부덕하여 경솔하게 부여를 공격하였다. 비록 그 왕을 죽였지만 그 나라를 멸망시키지는 못하였다. 게다가 우리 군사와 물자를 많이 잃었으니, 이는 나의 잘못이다." 그리고 전사자를 조문하고 부상자를 문병하며 백성들을 위로하였다. 그 이후로 온 백성들은 대무신왕의 덕행과 의리에 감동하여 나라 일에 생명을 바치기로 약속하였다. 대무신왕의 입장에서는 조부인 주몽의 복수를 하긴 했지만 손해가 컸던 전쟁이었다.
고구려의 기틀을 잡은 대무신왕
대무신왕은 부여왕 대소를 죽인 것 이외에도 많은 전쟁을 했다. 개마국을 공격하여 복속시켰고, 구다국은 항복하였다. 또한 을두지와 송옥구를 좌보, 우보로 삼고 내실을 다졌다. 한나라와의 전쟁에서도 승리를 하진 못했지만, 기지를 발휘해서 스스로 물러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32년에는 낙랑을 멸하기도 했다. 여기에서의 낙랑은 아직까지도 견해가 엇갈리는데 중극 측 기록에 따르면 이 시기에 고구려가 낙랑을 정복한 기록이 없으며 낙랑왕 최리의 존재 역시 찾을 수 없다. 낙랑국은 아마 낙랑군에서 떨어져 나온 세력이 세운 작은 나라가 아닐까 생각한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편을 참고하면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이후 37년에도 낙랑을 정벌하여 병합했다고 나오는데 32년 낙랑 정벌의 연장선상인지 아니면 또 다른 낙랑인지는 알 수 없다.
#마치며
32년 왕자 호동이 대무신왕의 첫째 왕비의 모략에 빠져 자결한다. 백성들을 잘 챙기고 보살펴 온 나라의 백성들은 목숨을 바쳐 나라 일을 했다지만 바로 옆에 있는 왕비는 그렇지가 않았나 보다. 많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어린 나이부터 정사를 돌보며 고구려의 기틀을 잡은 대무신왕. 그는 마지막까지 나라를 사랑했던 왕이었다. 그의 이야기는 '바람의 나라'라는 만화로 그려지기도 했으며, 많은 작품의 원작이 된다. 넥슨의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도 원작 만화의 스토리를 가져와서 만든 게임이다. 바람의 나라 드라마에서는 주몽 역할로 유명했던 배우 송일국이 무휼역을 맡아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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