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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역사 관련/한국의 역사이야기

백두산의 부리봉에 얽힌 이야기

by 은색꿀벌 2021.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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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백두산 기슭에 한 마을이 하나 있었다. 그 마을에는 지혜롭고, 무예도 뛰어나며, 그림까지 잘그리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가 15살이 되던 해에 사악한 요괴가 나타났다. 그 요괴는 마을 사람들을 하나씩 잡아가버렸고 소년도 마당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가 바람이 불어와 허공에 날려가다 요괴에 손에 붙잡혀 끌려가게 되었다.

 

소년이 정신을 차려보니 마을 사람들이 주위에 있었고 커다란 바위에 둘려쌓여 있는 곳이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요괴는 자신의 궁전을 짓기 위해서 사람들을 납치해 강제 노역을 시키고 있던 것이었다. 소년도 요괴의 궁전 짓는 일에 투입되었는데 그가 맡은 일은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다. 요괴는 소년에게 자신이 18층짜리 누각이 달린 궁전을 지을 것인데 그 궁전에 날개와 몸의 길이가 12발(19.2미터)이 되는 솔개를 살아있는 것처럼 세세하게 그리라고 명하였다. 3년 뒤 궁전은 완성되었고 궁전에 그려진 솔개의 그림에 만족한 요괴는 소년에게 자유를 주고 집으로 돌려 보냈다.

 

소년은 마을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으나 아직도 요괴는 사람들을 납치하고 있었다. 완성된 궁전에 시녀가 필요하다고 마을의 처녀들을 싹 다 잡아가고 있었는데 그 누구도 요괴에게 대항하지 못했다. 소년은 그 모습을 보고 바로 칼을 들고 요괴에게 쫓아갔다. 요괴는 소년을 알아보고 왜 다시 돌아왔느냐 물었고, 소년은 당장 납치해 간 처녀들을 내놓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하였다. 요괴는 소년을 비웃으며 칼을 꺼내 소년을 공격했지만 오히려 자신이 밀리자 도술로 소년을 공격했다. 하지만 소년은 도술에도 밀리지 않고 요괴에게 다가가 한 쪽 귀를 잘라버렸다. 분노한 요괴는 백두산의 꼭대기로 올라가 집채만한 바위를 들어 던졌다. 그런데 갑자기 커다란 솔개 한 마리가 나타나 소년을 낚아채고 하늘로 날아올라 바위를 피했다. 그 솔개는 3년 전에 소년이 그리던 그림이 살아난 것이었다. 소년은 솔개의 등에 올라타고 요괴와 싸웠고 마침내 소년의 칼에 요괴는 목이 잘렸다. 하지만 잘려나간 목이 다시 요괴의 몸뚱아리에 붙어 되살아났다. 소년은 다시 한번 요괴의 목을 잘랐으나 또 다시 요괴는 목이 붙어 되살아났다. 3번째로 요괴의 목을 잘랐을 때 솔개가 요괴의 몸뚱이는 낭떠러지 밑으로 던지고 머리는 낚아채서 백두산 천지 안에 던져버렸다. 이렇게 요괴는 다시 머리가 붙지 못했고 완전히 죽게되었다. 

 

솔개는 혹시 요괴의 머리가 다시 살아나서 몸과 붙을까봐 천지의 동쪽에 있는 바위위에 앉아 감시하게 되었고, 그 바위가 오늘날의 부리봉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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