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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역사 관련/북유럽 신화

로키가 낳은 슬레이프니르

by 은색꿀벌 2021.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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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성벽

 토르가 트롤들과 싸우러 다른 곳으로 떠났을 때의 일이다. 토르가 없는 아스가르드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무방비한 상태였다. 에시르 신족과 바니르 신족들이 자신의 집을 짓는데 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 아스가르드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딘은 헤임달과 로키에게 의견을 물었고 그들은 높고 두꺼운 성벽을 쌓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다음 날, 아스가르드에 한 석공이 나타나 자신이 성벽을 짓게다는 말을 한다. 혼자서 세 계절 안에 다 짓게다고 하며 프레이야 여신과 태양과 달을 보상으로 달라고 하였다. 신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다들 반대했지만 로키는 달랐다. 로키는 석공에게 반년동안 성벽을 완성하면 보상을 주자고 하며, 절대로 반년 안에는 완성하지 못할거라는 소리를 하였다. 그리고 반년동안 석공이 쌓아놓은 성벽위에 우리가 조금만 더 쌓으면 완성할 수 있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신들은 석공을 다시 불러 반 년안에 지으면 보상을 하겠다고 말하였다. 석공은 자신의 말을 도움만 받게 해주면 수락하겠다고 하였고 신들은 동의했다.  그렇게 의문의 석공이 성벽 쌓는 일을 시작하였다. 그는 신들의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였다. 특히 그의 말, 스바딜페리(불운의 여행자)는 정말 튼튼해서 엄청 크고 무거운 돌을 끌었다. 어느덧 계절이 지나고 약속한 날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 로키의 방해가 있었으나 석공은 꿋꿋하게 성벽을 완성시켜 나갔다. 

 

슬레이프니르

 날짜가 다가오자 신들은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가다간 태양과 달과 프레이야를 줘야할 판이었다. 신들은 로키에게 책임지라며 위협했다. 로키는 자신이 최악의 죽음을 맞겠다는 생각을 하며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로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에게 맡기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석공은 마지막 작업을 위해 돌 몇덩이만 더 옮기면 되었다. 다음 날이면 성벽이 완성 될 것이고 자신은 보상을 받아 떠나면 되었다. 석공은 휘파람을 불어 자신의 말인 스파딜파리를 찾았다. 평소라면 잽싸게 달려와야 할 말은 소식이 없었다. 석공은 이상하게 생각하며 다시 한번 휘파람을 불어 말을 불렀다. 하지만 말은 역시 오지 않았고 석공은 말을 찾으러 갔다. 멀리 초원에서 뛰어다니는 스바딜파리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앞에는 밤색 암말이 있었다. 석공은 크게 외치며 말을 불렀으나 스바딜파리는 자신의 주인을 무시한 채 암말을 따라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석공은 성벽을 완성할 만큼의 돌덩이를 싣고 오지 못했다. 결국 그는 반년동안이나 무료봉사를 한 셈이 되버린 것이다. 신들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분노한 석공은 신들에게 자신을 속였다며 화를 냈다. 하지만 오히려 오딘은 자신들이 속은 것이라며, 석공에게 왜 거인인 것을 속였냐고 하였다. 석공은 양손에 바위를 하나씩 들고 '요툰모드'(거인의 분노)로 변해 정체를 들어냈다. 이 모습을 본 신들 뒤로 토르가 나와 거인을 해머질 한방으로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신들은 성벽의 마무리를 하였고, 로키는 한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한참 지난뒤 로키는 망아지 한마리를 데리고 돌아왔다. 그 망아지는 다리가 네 개가 아닌 여덟 개였고 항상 로키를 따라다녔다. 슬레이프니르라는 이 망아지는 거대한 회색 종마로 성장했는데 세상의 어떤 말보다 빠르고 튼튼했다. 로키는 이 말을 오딘에게 선물로 주었고 다른 신들은 이 망아지의 어미가 누구인지 누구도 묻지 않았다. 혹시나 로키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면 로키의 원한을 감당해야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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