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토르의 망치, 묠니르나 오딘의 창, 궁니르는 로키의 장난으로 인해서 태어난 보물들이다.
로키의 장난
토르의 아내 시프는 에시르 신족 출신으로 금발을 자랑스러워하는 아름다운 신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토르가 자고 일어나니 옆에 자고 있던 시프의 머리카락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토르는 분명히 로키의 짓이라 생각하고 화를 내며 로키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로키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리며 시프의 아름다운 금발을 왜 잘랐는지 물었다. 로키는 술에 취해 재미 삼아 그랬다고 하며, 뿌리까지 뽑아서 더 이상 자라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토르는 당장 시프의 머리카락을 돌려놓지 않으면 모든 뼈를 부러뜨리겠다는 협박을 하며 첫 번째 뼈를 부러뜨리자 로키는 비명을 지르며 뭐든지 만들 수 있는 난쟁이들이 만들어 줄 것이라는 말을 한다. 토르는 당장 가서 만들어 오라며 로키를 내던졌다.
로키는 난쟁이들의 작업장에 있는 스바르탈페임으로 향한다. 그리고 난쟁이들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진 이발디의 세 명의 아들들에게 갔다. 로키는 그들의 대장간으로 찾아가서 대뜸 브로크와 에이트리 형제가 가장 뛰어난 장인들이 맞냐며 물었다. 그러자 이발디의 아들들 중 한 명이 자신들이 최고의 장인이라며 길길이 날뛰었다. 로키가 슬슬 약을 올리자 그들은 브로크와 에이트리 형제들은 말 편자도 제대로 못 만들 것이라며 폄하한다. 로키는 그러면 세 가지 보물을 만들어 에시르 신들의 판단에 맡기자고 하며 세 가지 보물 중 꼭 금색 머리카락은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발디의 아들들은 당연히 자신들이 이길 거라며 승부를 받아들인다.
로키는 다시 브로크와 에이트리 형제의 작업장으로 갔다. 그리고 브로크에게 이발디의 아들들이 신들을 위한 세 가지 보물들을 만들고 있으며, 브로크 형제들은 자신들만큼 훌륭한 물건은 만들 수 없을거라는 말을 했다며 이간질을 시작한다. 하지만 브로크는 바보가 아니었다. 로키가 꾸민 일인 것을 알고 만약 자신들이 이기면 로키의 머리를 갖겠다고 한다. 로키는 브로크의 작업을 방해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내기를 받아들인다.
브로크와 에이트리는 대장간으로 들어가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로키는 커다란 검은 파리로 변신해서 그들을 방해하기 시작한다. 로키의 갖은 방해공작에도 형제들은 두 가지 보물을 만들어 내고 마지막 보물 제작에 들어간다. 로키는 더욱 더 강하게 방해를 했고 마침내 풀무질을 하는 브로크의 시선을 뺏는 데 성공한다. 에이트리는 자신이 생각한 것과 약간 착오가 생겼지만 어쩔 수 없이 신들의 심사를 받으러 간다.
완성된 보물들
이발디의 아들들이 먼저 보물들을 꺼내어 소개하였다.
- 궁니르 : 뭐든지 꿰뚫을 수 있는 창. 창을 두고 한 맹세는 절대로 깰 수가 없다. 오딘에게 선물 하였다.
- 금색 머리카락 : 시프에게 선물 한 금발. 진짜 순금으로 만들어졌으며 머리에 저절로 달라붙어 계속 자란다.
- 스키드블라드니르 : 어디를 가든 항상 순풍을 불러오는 배. 작은 천처럼 접을 수 있다.
그다음은 브로크의 차례였다.
- 드라우프니르 : 금으로 만든 팔찌. 9일마다 똑같은 금팔찌 8개가 새로 생겨난다. 오딘에게 선물하였다.
- 굴린부르스티 : 황금 털이 달린 돼지라는 뜻. 전차를 끄는 멧돼지이며 세상에서 가장 빠른 말보다 더 빠르게 하늘과 바다를 건널 수 있다. 캄캄한 밤에도 금색 털이 빛을 발해서 훤히 볼 수 있다. 프레이에게 선물하였다.
- 묠니르 : 번개를 만드는 망치. 절대로 망가지지 않는 단단한 망치로 아무리 세게, 아무리 멀리 던져도 주인의 손으로 다시 돌아온다. 망치의 크기를 크거나 작게 바꿀 수도 있다. 토르에게 선물하였다.
신들의 판단과 로키의 머리
신들은 브로크와 에이트리가 만든 묠니르를 보며 감탄을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받은 선물들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말했다. 브로크는 자신이 이겼음을 알고 로키에게 다가가 머리를 잘라서 가져가겠다고 하였다. 약삭빠른 로키는 자신의 머리 대신 보물들을 주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브로크는 자신들은 이미 필요한 보물들은 다 가지고 있다며 로키의 머리만 요구하였다. 로키는 잠시 생각하더니 머리를 자를 수는 있지만 목을 조금이라도 자른다면 계약에 어긋난다고 말하였다. 오딘은 로키의 말이 맞다며 브로크에게 목을 자를 권리는 없다고 하였다. 브로크는 짜증을 내며 가죽 세공할 때 쓰는 뾰족한 송곳을 꺼내 로키의 입을 단단히 꿰매어버렸다. 그리고 로키는 입술이 뚫리는 고통보다 말을 할 수 없는 것에 더 큰 고통을 느꼈다. 이렇게 궁니르와 묠니르 등 많은 보물들을 신들이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로키의 장난으로 오딘의 창과 토르의 망치가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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