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통조림에 들었다면 유통기한이 끝나지 않기를. 만일 기한을 적는다면 만년 후로 해야겠다."
경찰 233 하지무(금성무)는 헤어진 연인 '메이'를 잊지 못하고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계속 기다린다. 5월 1일은 하지무의 생일이자 메이와 헤어진 지 한 달이 되는 날이다. 그는 평소에 메이가 좋아했던 파인애플 통조림을 유통기한이 5월 1일인 것만 골라서 산다. 그리고 5월 1일, 메이에게 연락은 없다. 30개의 통조림을 다 먹어버린 후 패스트푸드점의 또 다른 메이에게 가지만 그녀도 없다. 두 명의 '메이'에게 상처 받은 하지무는 술집으로 향하고 금발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언제부턴가 난 외출할때면 항상 우비와 선글라스를 낀다. 하지만 언제 비가 올지 언제 태양이 빛날지는 알 수 없다."
금발의 여인(임청하)은 마약 밀매상이다. 그녀는 인도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인도인 중개상을 죽이기로 한다. 5월 1일이 되기 하루 전, 그녀는 자신을 쫓는 자들에게서 도망친다. 그리고 술집에서 하지무를 만난다. 두 사람은 같은 공간에서 따로 하룻밤을 보내고 5월 1일을 맞이한다.
"이 방이 점점 감정이 생겨난다. 강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이 울 줄은 몰랐다. 사람은 휴지로 끝나지만 방은 일이 많아진다."
경찰 633(양조위)은 스튜어디스인 애인과 헤어진다. 항상 가던 패스트푸드점에 전 애인이 편지를 맡겨놓는다. 하지만 그는 편지를 애써 외면하며 찾아가지 않는다.
"그 날 오후 꿈을 꾸었다. 내가 그의 집에 있는 꿈이었다. 거기서 나오면 난 깨어날 줄 알았다. 하지만 어떤 꿈은 영원히 깨어날 수 없다."
페이(왕페이)는 'California Dreaming'을 들으며, 캘리포니아로 떠나는 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일하는 가게의 단골인 경찰 633을 내심 좋아하고 있다. 어느 날 그의 헤어진 애인이 전해주고 간 편지봉투 안에서 그의 집 열쇠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녀는 그가 집에 없을 때, 그의 집에 있는 전 애인의 흔적을 지운다.
#마치며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품이다. 어렸을 때 봤던 작품인데, 이번에 리마스터링이 나온다고 하여 정말 기대됐다. 다시 본 <중경삼림>은 처음 봤을 때보다 더 좋아졌다. 나이를 먹고 보니 대사가 더 가슴 깊이 꽂혔다. 비가 오는 새벽 약간 지친 상태로 이 영화를 보는 걸 추천한다. 비는 우리를 더 감성적으로 만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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