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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역사 관련

활 - 사냥에서 전쟁을 거쳐 스포츠에 이르기까지의 여정

by 은색꿀벌 2023.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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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를 통틀어 활만큼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무기는 거의 없었습니다. 사냥을 위한 원시 도구에서 출발해 강력한 전쟁 무기가 되기까지 활은 꾸준히 발전하고 성장했습니다. 활의 역사와 전쟁에서 활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부여 송국리 출토 돌살촉

 

 최초의 활

초기 인류가 나무나 뼈와 같은 유연한 재료를 사용하여 발사체를 날릴 수 있는 장치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 선사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원시적인 활은 사거리도 짧았을 것이며, 정확도도 낮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먼 거리에서 꽤나 정확한 타격을 원하는 인류에게 좋은 무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활의 발명은 사냥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로마 군대

 고대 문명의 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페르시아, 중국 등의 고대 문명에서 활은 다재다능함을 입증했습니다. 보다 나은 활을 만들면서 살상력이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고대 중국의 초나라의 연노는 기계식 연발 쇠뇌로 살상거리가 20~40m 내외로 짧았지만, 수십 명이 쏘면 갑옷을 입지 못하는 징집병들 상대로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방패로 무장하여 촘촘한 방진을 짰기 때문인지 활의 역할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고대 로마 제국 시대에도 마찬가지로 활은 큰 방패때문에 잘 쓰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페르시아의 궁기병과 카타프락토이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고, 나중에 투사 무기의 비중을 높였습니다.

 

영국의 장궁

 중세 유럽의 활

중세 시대에 활은 유럽 전쟁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튼튼한 주목나무로 만든 영국의 장궁은 영국의 자랑이자 대표 무기이기도 했습니다. 주목은 영어로 Yew라고 하는데, 영국 궁수들을 Yewman(요 맨)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영국의 장궁병들이 가장 크게 활약한 전쟁 중 하나가 백년전쟁 중의 아쟁쿠르 전투입니다. 장궁병을 전술적으로 잘 활용해 판금 갑옷으로 무장한 프랑스군을 압도적으로 이겼습니다.

 

몽골군

 몽골의 활

인류 역사상 최대규모의 단일제국으로 알려진 몽골 제국군의 주무기는 활이었습니다. 몽골군은 활을 2개씩 가지고 다니며 화살도 여러 종류로 지니고 다녔다고 합니다. 기마 전술과 놀라운 활 솜씨로 엄청난 영토를 정복하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국궁

 한국의 활

활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한민족입니다. 한민족은 고대부터 활을 주 무기로 사용했습니다. 부여, 고구려, 백제 등의 예맥민족들은 북방계 기마 민족이었고 말을 탄 채로 달리며 활로 전쟁이나 사냥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중국에서도 동쪽의 활을 잘 쓰는 오랑캐라는 뜻으로 동이라고 불렀습니다.
고구려의 시조라고 알려진 주몽 역시 활을 잘 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또한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도 명궁이라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활에 관한 많은 기록들이 있는데, 이만큼 한국은 예로부터 활을 즐겨 쓰고, 많이 사용했습니다. 조선 시대의 활쏘기는 남녀노소,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즐기는 국민 스포츠였습니다. 글을 읽는 선비조차 활쏘기를 즐길 정도였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을지 알 수 있습니다.

 

조총

 총기의 등장

총기의 출현은 전쟁의 전환점이 되었으며 전장에서 활의 중요성이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총기가 널리 보급되고 갑옷이 개선되고 군사 전술이 발전함에 따라 활의 효율성이 떨어졌습니다.

 

양궁

 현대의 활

현대에 와서 활은 양궁 등의 스포츠로 부활했습니다. 활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직접 만들기도 하고 세계의 활을 사서 모으기도 합니다. 전쟁에서는 쓰이지 않지만 활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영화 최종병기 활의 한 장면

 마치며

활의 역사는 전쟁에서 활의 지속적인 중요성에 대한 증거입니다. 보잘 것 없는 시작에서 전투와 정복의 결과를 결정하는 중추적인 역할에 이르기까지 활은 인류 문명에 큰 흔적을 남겼습니다. 전쟁에서의 명성은 사라졌지만 궁술의 정신은 고대로부터 이어진 예술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내려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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